Press Release
백수 대신리에서 열린 전통혼례식
백수 대신리에서 열린 전통혼례식
전통 혼례의 주요 정신은 서약(誓約)과 남여 평등
옥당박물관과 영광향리학회에서 공동주관해 열려
지난 6일 백수읍 대신리 옥당박물관(옛 백수북초등학교 터)에서는 전통 혼례식이 거행 되었다.
이는 실제 결혼식이기도 하지만 전통 혼례 재현이라는 문화적 성격도 띠고 있어서 신랑, 신부의 가족, 친지, 하객은 물론 인근 지역민과 문화 관련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여 대 성황을 이루었다.
옥당박물관(관장 신성해)과 영광향리학회 (회장 서민영)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날의 전통 혼례식은 성균관의 전례연구위원회 홀기(笏記)를 채택하고 삼현육각까지 갖추었지만 무엇보다도 전통 혼례의 핵심 정신인 서약정신(誓約情神)과 남․여 평등 정신을 충실히 되살려 전승시키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즉, 부모, 조상, 천지(天地),배우자에 대한 서약과, ‘혼인이란 남자와 여자가 몸을 합하는데 참뜻이 있고, 남․여가 몸을 합쳐 부부가 된다는 것은 남편이 높으면 아내도 높고 남편이 낮으면 아내도 낮다(婚姻則 男女合體之義 男女合體則 男尊則女尊 男卑則女卑)’는 남․여 평등정신을 예식 참석자들이 잘 알 수 있도록 한문 홀기를 읽은 다음 풀이와 해석(解析)을 덧붙여 주는 퓨전(신․구 통합)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전통 혼례의 절차는 청혼(請婚)으로부터 시작하여 조석문안(朝夕問安)에 이르기 가지 34단계를 거쳐 이루어지지만 당일 현장에서는 신부집에서 혼인식을 올리는 대례(大禮)절차만 볼 수 있었는데 그 절차는 또 전안례(奠雁禮)-교배례(交拜禮)-서천지례(誓天地禮)-서배우례(誓配偶禮)-근배례(巹杯禮)순으로 세분되는 바, 각 례의 절차와 의미, 예식에 쓰이는 음식 및 상징물들에 대한 해설을 덧붙인다.
옥당박물관에서는 앞으로도 희망자가 있으면 전통 혼례를 계속 주관해 줄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해안도로라는 관장지에 위치한 박물관에서 이루어지는 영광의 명품 문화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글 박용국 전통예절지도사 /사진 곽일순 프리랜서
1. 전안례(奠雁禮) : 신랑이 신부집에 나무로 만든 기러기를 드리는 의식으로 기러기는 새끼를 많이 낳고 차례를 지키며 배우자를 새로 구하지 않는 새로 알려져, 그렇게 살겠음을 다짐하는 의미가 있다.
2. 교배례(交拜禮) : 신랑과 신부가 맞절하는 차례이다. 손을 씻은 다음 신부는 두 번, 신랑은 한 번 절하는 절차를 교대로 두 번 반복한다. 동뢰상(同牢床)이라고도 불리는 대례상을 차리는데 음식은 흰쌀, 콩, 팥, 밤, 대추, 기타 과일 등을 두 그릇씩 분비하여 동서(東西)로 놓고 청홍색 보자기에 싼 닭 한 자웅(雌雄)을 남북(南北)으로 갈라 놓는다. 모란병풍(牧丹屛風)을 치고 청홍 초 한 쌍과 홍실을 걸친 소나무, 청실을 걸친 대나무 가지를 꽂은 꽃병도 한 쌍 놓는다. 여기서 청홍색 실은 부부금실을 상징하며, 홍색은 신랑 청색은 신부편을 나타내는 색이다. 소나무와 대나무는 굳은 절개를, 대추와 밤은 장수와 다산을 상징한다
3. 서천지례(誓天地禮) : 양(陽)과 음(陰)의 기본적인 상징으로서 삼라만상의 창조자이며 초능력자인 하늘과 땅에 행복한 부부가 될 것을 서약하는 절차이다. 신랑과 신부는 술잔을 눈높이로 받들어 하늘에 서약하고 잔을 내려 바닥(빈그릇)에 부음으로서 땅에 서약한다.
4. 서배우례(誓配偶禮) : 훌륭한 남편과 아내가 될 것을 상호 서약하는 절차이다. 반 쯤 마시고 남은 술잔을 교환하여 마시는데 이 때 집사들은 청실과 홍실을 오른 손목에 걸치고 술잔 교환을 돕는데 이는 어느 쪽의 사자(使者)인지를 나타내기 위함이다.
5. 근배례(巹杯禮) : 근배란 표주박잔이라는 뜻이다. 표주박잔은 한 통의 박이 나뉘어져 두개의 바가지가 된 것인 바, 그것이 합쳐 하나가 된다는 의미이다. 남자와 여자로 따로 태어났다가 이제 다시 합해 부부가 되었다는 선언적 절차로, 표주박잔의 짝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신랑과 신부는 집사의 도움을 받아 대례상 가운데 있는 표주박잔을 하나씩 나누어 가져다가 술을 따라 마신 후 다시 합해 놓는다. 이 때도 역시 집사들은 청실홍실을 손에 걸치고 근배를 돕는데 절차가 모두 끝나면 다시 원래 자리에 걸쳐 놓는다.
우리나라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절차는 기본적으로 주자사례(朱子四禮) 주육례(周六禮)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때문에 중국의 풍속과 우리의 풍속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혼속(婚俗)만은 중국과 차이가 있는데 혼례식을 신부집에서 행하는 것이 중국과 다른 가장 큰 차이이다.